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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24

Jul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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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해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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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에 관심을 가지다보면, 특히 워렌 버핏의 투자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중 하나가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라는 단어이다. 처음엔 도대체 ‘해자’라는 단어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Naver 국어사전에서 ‘해자’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해자1垓子/垓字

1 .
능(陵), 원(園), 묘(墓) 따위의 경계.
정자각도 없고 재실(齋室)도 없다. 해자 밖으로 조그마한 묘지기 집이 외롭게 있을 뿐이다. 출처 : 박종화, 금강경삼가해(1482)의 피

2 .
성 주위에 둘러 판 못. [비슷한 말] 굴강2(掘江)ㆍ도랑못ㆍ못도랑ㆍ성호3(城壕).
성 주위의 해자를 흙으로 메우다.

이제 조금 이해가 간다.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성 주변에 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파놓은 도랑을 의미하는 것이 해자. 그렇다면 ‘경제적 해자’는 쉽게 이해하면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게 무엇인가 단단한 보호막을 쳐두는 것쯤으로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래서 ‘경제적 해자’는 뭘보고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건데? 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발견한 한 권의 책. 얼마전 포스팅한 금화피에스시 분석 글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The Little Book that Builds Wealth는 ‘경제적 해자’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는 책이다. 다행히도 ‘절대 손해보지 않는 주식을 찾는 경제적 해자‘라는 제목으로 번역서도 나와있었으나, 안타깝게 현재 살고 있는 미국에서 번역서를 구할 방법이 없어 그냥 Kindle로 Amazon e-Book을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경제적 해자

막연히 ‘경제적 해자’라고 생각하면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뛰어난 제품, 경쟁사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시장 점유율 정도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처음부터 이런 나의 직감을 철저하게 무너뜨려 줬다.

In my experience, the most common “mistaken moats’ are great products, strong market share, great execution, and great management. These four traps can lure you into thinking that a company has a moat when the odds are good that it actually doesn’t.

아예 처음부터 대놓고 뛰어난 상품,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뛰어날 실행력과 경영진은 ‘경제적 해자’가 아니라고 규정해버렸다. 이 때부터 책에 빨려들 듯 단숨에 책을 읽었다. ‘경제적 해자’라는 개념에 대해서 확실히 감을 잡을 수 있었는데,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실례로 드는 기업들이 대부분 미국 (포스코 얘기도 나오긴 한다.) 기업들이라 현실적으로 바로바로 감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경제적 해자’의 유형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기업들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익숙한 예시 기업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1. 무형자산 

apple logo

무형자산은 대표적인 ‘경제적 해자’가 될 수 있다. 무형자산 중에서도 특히 Brand, 특허, 규제를 ‘경제적 해자’의 기본으로 규정해볼 수 있다.

첫번째, Brand의 경우에는 단지 인기 많은 Brand가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고객들이 해당 Brand만 보고 감히 웃돈을 주고서라도 기업의 물건을 사게 만들 수 있는 그런 Brand여야 한다. 예를 들면 Apple같은 Brand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Apple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소위 ‘애플빠’라고도 불릴 정도로 ‘Apple’에 대한 Brand Loyalty가 높다.

두번째, 특허. 특허는 특허를 보유한 기업의 비즈니스를 일정 기간 동안 법으로 보호해주기에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실례는 대부분의 제약 회사들이 모든 노력을 쏟아서 개발하려고 하는 ‘신약’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AIDS 치료제 같은 신약을 개발하고 일정 기간 동안 개발/생산이 보장되는 특허를 확보하면, 해당 기업은 경쟁자의 도전에 대한 걱정 없이 몇년 간 순풍에 돛단듯 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규제. 규제라는 표현이 그대로 번역해서 좀 어색하긴 한데, 이 역시 정부에서 일정 부분 ‘경제적 해자’를 만들어 주는 것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통신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받았고, 정부 역시 이동통신에 대한 사업권을 허가된 몇 몇 기업에만 부여했다. 이런 규제를 통해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다수의 경쟁자가 아닌 예상이 되는 몇몇 경쟁자와의 경쟁만 하면 된다. 오늘은 제 4 이동통신사업자에 도전하는 KMI가 여섯번째 도전마저 실패했다는 기사가 게재왔다. (중앙일보: [브리핑] KMI, 제4이동통신 6번째 도전도 실패) 결국 정부의 규제를 통해 기존 사업자는 어느 정도 탄탄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2. 전환비용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서비스의 전환비용이 높은 경우, 이 전환비용이 결국 강력한 ‘경제적 해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책에서는 은행을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특정 은행을 일단 한번 주거래 은행으로 정하게 되면 정말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통상 주거래은행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래은행을 바꾼다는 것은 거기에 얽힌 각종 다른 것들도 함께 바꿔야하는 번거로움을 만들기 때문이다. (각종 자동이체 등등) 그래서 금융 기관이 (은행, 증권사, 신용카드사 등) 강력한 Benefit 제공 (수수료 무료, 무이자 할부 등등)을 통해 고객을 유치 – 정말 새로운 고객이라기 보다는 타사 고객에 대한 자사로의 전환 노력 – 하려는 노력을 한다.

3. 네트웍 효과

kakako 2 라인

말 그대로 “내 친구들이 쓰니까 다른 사람들도 죄다 그거 쓰니까 나도 쓴다.” 이것이 네트웍 효과이다. 이 책을 보면서 그 어떤 경제적 해자 요소들보다 가장 강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에 우리 주위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소위 대박 서비스들을 보면 하나같이 이 “네트웍 효과”를 등에 업고 대박 서비스로 태어났다. 대표적인 예는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에는 수많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있지만, 우리가 카톡이나 라인을 쓰는 이유는 결국 내 친구들이 대부분 그 서비스를 쓰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는 오픈마켓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 세상에는 정말 많은 온라인 쇼핑몰이 있지만, 사람들이 직구를 위해서는 “아마존”으로 국내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G Market”, “11번가”로 가는 이유는 거기에 다양한 물건이 많아서, 즉 거기에 많은 Seller들이 물건을 팔고 있어서이다. 반대로 Seller 입장에서도 잘 나가는 오픈마켓에 입점하려는 이유는 거기에 가면 다른데 보다 많은 고객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트웍 효과는 눈사람을 만들 때 눈을 굴리면 굴릴수록 커지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는 속도가 빠르게 된다. 페이스북의 성장이 그랬고, 지금 라인 메신저의 글로벌 성장세가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 상장을 준비(머니투데이: 라인, 일본·미국 동시 상장 추진 ‘두마리 토끼’ 잡는다)하고 있다고 하던데,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면 꼭 공모에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쉽다.)

4. 비용 우위

toyota camry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는 네번째 요소는 비용 우위이다. 특히 대체제가 존재하는 시장에 제공되는 상품과 서비스일수록 비용 우위를 점할수록 큰 경제적 해자를 갖는다. 예를 들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에서 급속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성장했던 이면에는 그들 특유의 프로세스를 통해 큰 비용절감을 이뤄내고 그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제품을 시장에 공급했던데서 비롯된다.

5. 규모의 우위

xiomi

규모의 우위라고 해서 그래 ‘규모의 경제’를 말하는거구나. “엄청 생산해서 시장을 다 때려잡으면 되는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약간 달랐다. 이 요소는 결국 “큰 물에서 큰 물고기가 되는 놈”이 아니라 “작은 물에서 큰 물고기가 되는 놈”을 찾는 것이 경제적 해자를 찾는 길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큰 물”은 기회가 많은 것을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누구나 뛰어든다. 그래서 “큰 물”에서 “큰 물고기”가 되어도 언젠가 열심히 커 온 다른 놈한테 먹힐 가능성이 언제나 있다. 예를 들면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는 삼성전자 모바일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과거의 노키아를 잡고 삼성이 시장 1위가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모두가 중국 업체의 도전을 걱정한다. (개인적으로도 Xiaomi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하지만 “작은 물에서 큰 물고기가 된다면”, 이 경우가 더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는 길일 수 있다. 작은 시장은 시장이 작기 때문에 아직 그 시장에 들어오지 않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신규 경쟁자의 진입 가능성이 낮고, 해당 시장의 리더가 되면 오랜 기간 리더의 위치를 유지하기가 수월해진다. 개인적으로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종목이 얼마전 포스팅했던 “금화피에스시”같은 기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화피에스시”의 주요 사업영역인 화력발전소 경상정비 국내 시장은 6천억 정도 되는 크지 않은 시장이고 주요 Player도 세개의 기업 정도에 불과하다. 1위 기업은 그동안의 독점에서 일종의 규제라 할 수 있는 정부 방침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 정부 방침도 경제적 해자를 형성해주는 요소가 될 수 있음)에 따라 어느 정도는 2, 3위 기업들에 시장을 나누어 줘야 한다. 시장의 크기와 업의 특성을 고려해 봤을 때 신규 업체가 당장 진입할 가능성도 낮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금화피에스시”는 어느 정도 보장된 경제적 해자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생각이 된다.

위의 네가지 요소가 경제적 해자를 만드는 주요 원천이라고 한다면, 이제 남은건 이런 요소를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일만 남은 것 같은데…이게 뭐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남은건 항상 좋은 기업들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너무 정량적인 숫자에만 의존하지 말고 해당 기업의 사업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게 유일한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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